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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도 커피를 마셔도 될까? 과학이 말하는 진실

ouhlove 2025. 4. 22. 23:00

1. 커피, 암과의 관계: 예방일까, 위험일까?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음료 중 하나입니다. 아침 기상 후 한 잔, 식후의 여유, 바쁜 하루 중 잠시의 쉼… 우리의 일상에서 커피는 자연스럽게 녹아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 이슈, 특히 ‘암’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커피에 대한 시선이 갈립니다. '암에 좋다더라'는 이야기와 '암에 해롭다더라'는 의견이 혼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학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내리고 있을까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과거 커피를 ‘2B군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수많은 연구와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2016년, 공식적으로 커피를 발암물질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특히, 고온(65도 이상)의 음료가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분리하여 다루며, ‘뜨거운 온도’가 문제이지 커피 자체가 발암 요인은 아니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습니다.

다수의 역학 연구에 따르면 커피는 일부 암종에서 예방 효과를 보일 수 있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예를 들어:

 

  • 간암: 커피 섭취는 간세포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가 반복적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커피 속의 항산화 성분과 항염증 물질이 간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해석이 많습니다.
  • 대장암: 커피를 자주 마시는 사람은 대장암 발생 위험이 낮다는 연구가 있으며, 일부 연구에서는 생존률이 높아졌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 유방암, 전립선암: 아직 일관된 결과는 없지만, 일부 서브그룹에서는 호르몬 수용체 상태에 따라 커피가 호의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합니다.

물론, 모든 연구 결과가 커피의 암 예방 효과를 지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 아크릴아마이드 등은 과량 섭취 시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며, 커피의 효과는 섭취량, 섭취 방식(설탕·크림 유무), 개인 체질 등 다양한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커피는 일부 암종에 대해 잠재적인 보호 효과가 있을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 현재까지의 과학적 결론입니다.

 

암환자는 커피 마셔도 될까?

2. 암환자의 커피 섭취, 치료 중에는 괜찮을까?

항암 치료를 받는 중이거나 수술 후 회복 중인 암환자라면 커피를 마시는 것이 괜찮을지 고민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기의 커피 섭취는 일반적인 건강한 사람과는 다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하며,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1) 카페인에 대한 반응

항암 치료 중에는 위장 장애, 불면, 심박수 증가 같은 부작용이 생기기 쉬운데, 커피 속 카페인은 이러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 항암제 부작용 중 하나인 불면을 겪고 있다면, 카페인은 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설사나 위염 증상이 있다면, 커피가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 심장에 영향을 주는 약을 복용 중이라면, 카페인이 심박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섭취 전 의사 상담이 필요합니다.

2) 디카페인 커피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카페인에 민감하거나, 항암 치료 중 문제가 있다면 디카페인 커피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디카페인은 커피의 풍미는 유지하면서도 카페인의 자극을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디카페인 커피도 항산화 성분이 그대로 유지되어,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3) 영양 상태와 섭취 방식 고려하기

 커피를 공복에 마시거나 식사 대신 마시는 경우, 영양 흡수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체중이 빠지고 입맛이 떨어진 암환자라면, 커피 섭취는 꼭 식사 이후로 미루고, 가능하다면 우유나 식물성 음료를 함께 섞어 영양 밀도를 높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항암치료 중 커피 섭취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의사 또는 영양사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순히 괜찮다/안 괜찮다로 이분법적으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3. 암환자가 커피를 마신다면, 어떻게 마시는 것이 좋을까?

만약 암환자가 커피를 마시고자 한다면, 몇 가지 중요한 팁을 기억하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커피를 단순히 습관이 아닌 ‘영양 관리의 일부’로 생각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1) '뜨겁게' 마시지 않기

IARC가 언급했듯, 65도 이상으로 매우 뜨거운 커피는 식도암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너무 뜨겁게 마시지 말고, 적당히 식힌 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하거나 시원하게 즐기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2) 하루 섭취량은 1~2잔 정도로 제한하기

항암 치료 중에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가 피로감을 악화시키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한두 잔 이하의 커피는 대부분의 암환자에게 큰 무리가 없으나, 여전히 개인차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블랙보다 라이트한 커피 선택

공복이나 위장 상태가 좋지 않을 때는 진한 블랙커피보다는 우유, 두유, 오트밀크 등과 섞은 연한 커피가 부담이 적습니다. 다만 유제품이 소화에 부담이 된다면 식물성 음료로 대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4) 첨가물 줄이기

설탕, 시럽, 인공 감미료 등은 커피의 맛은 좋게 하지만 건강에는 별로 좋지 않습니다. 첨가물을 줄이고, 가능하면 무가당·무첨가 커피를 선택하세요.

 

5) 허브차나 곡물차로 대체하는 것도 방법

커피를 마시기 부담스러운 날에는 곡물차, 허브차처럼 부드럽고 카페인이 없는 대체 음료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은 위장을 안정시키고, 수분 섭취에도 도움이 됩니다.

 

암환자는 커피 마셔도 될까?

그래서

 암환자라고 해서 반드시 커피를 금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적절한 섭취는 정신적 안정, 기분 전환, 항산화 작용 등의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내 몸의 상태’와 ‘치료 경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사, 영양사와의 소통, 그리고 몸의 반응을 살펴보는 자기 관찰입니다. 커피를 멀리할 필요도, 무조건 가까이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의 상태에 맞는 ‘현명한 커피 습관’을 만드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